역화 효과(Backfire effect)란?
역화(backfire)란 설비용어로 '되쏘는 불'이라는 뜻입니다. '역화 효과'란 자신의 신념과 모순되는 증거가 제시되더라도 반발 심리에 의해 기존의 편견이 더욱 강화되는 경향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역효과의 법칙이라고도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을 의심하게 만드는 증거를 접하게 되면, 그 증거를 살펴보고 자신의 믿음을 조정하기 보다 이러한 증거를 거부하고 원래 입장을 더욱 강화하려고 합니다.
상식에 따르면 나의 신념과 사실이 충돌한다는 정보를 접했을 때 그 정보를 고려해서 내 생각을 조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오히려 자신의 원래 믿음에 의문을 갖기보다 더욱 확신하게 되는 걸까요? 역화 효과는 크게 인지편향과 확증편향에 의해 나타납니다. 인지편향은 인간이 모든 정보를 습득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논리적 추론을 말합니다. 확증편향은 원래 가지고 있는 신념을 확인하기 위해 유리한 정보만 취사선택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본질적으로 사람은 자신의 현재 믿음이 어떤 식으로든 잘못되었다는 정보를 접하면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개인의 정체성에 관련된 부분이라면 더욱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는 것이죠.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나면 올바른 정보 처리를 거부하려고 하고, 그 정보를 무시할 방법을 찾으려고 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기존 지식을 기억하려고 하고, 더욱 더 그 신념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이런 사고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모순되는 증거를 접하기 전보다 자신의 관점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더욱 많다고 믿게 되고, 더욱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게 되는 겁니다.
역화 효과의 발생 원인에 대한 또 다른 가설은 사람은 동의가 되는 정보보다 동의하지 않는 정보를 고려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는 것입니다.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쉽게 마음을 통과하지만, 신념을 위협하는 정보에는 주목하게 됩니다. 일부 심리학자는 진화론적 측면에서 과거 인간이 부정적인 자극에 반응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부정적인 자극에 대처하지 못한 사람들은 곧 생존의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역화 효과 사례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선호도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선호하는 정치 후보에 대한 부정적 뉴스가 보도되었을 때 해당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백신이 안전하다고 반증하면 오히려 예방 접종에 대한 의지가 줄어들었습니다.
역화 효과 줄이는 법
역화 효과는 매우 강력합니다. 이런 심리 현상은 마음의 매커니즘이기 때문에 없앨 수는 없지만, 개선할 수는 있습니다. 내가 틀렸다는 제기를 받았을 때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가 수백 가지가 자동으로 떠오르더라도, 이 반응이 '역화 효과일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겁니다. 부정적 감정과 빠르게 돌아가는 머리를 잠시 쉬어야 합니다. 차분해진 상태에서 새로운 정보를 객관적으로 판단해보아야 합니다. 역화 효과에 휘말리지 않는 사람은 더욱 성장할 수 있고, 훨씬 더 빨리 배울 수 있습니다. 역화 효과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심리기제이지만, 결론적으로 나의 성장을 막을 수 있습니다.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나에게 더욱 이득이 되는 겁니다.
또 토론을 할 때 상대방에게 '당신이 틀렸다'는 메세지를 주거나, 증거를 주장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역화 효과로 인해 더욱 자신의 관점을 강화하고 있을 겁니다. 내가 그가 틀렸다는 정보를 주장할 수록, 상대는 그에 반대되는 주장을 찾아내 증명하려고 합니다. 이는 상대의 역화효과를 부추기는 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상대를 지적하는 대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질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가 스스로 정확한 정보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다만 질문을 하는 겁니다. 우리는 사람들 속에 살아갑니다. 역화 효과를 인지한다면 다른 사람과 소통이 좀 더 매끄러워질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